나는 너를 사소해
사랑으로 가득 찬 10년의 일기를 펼쳐봅니다. 어떤 페이지는 너무 유치해서 당장이라도 찢어버리고 싶었고, 어떤 날의 기록은 너무 오만해서 고개를 돌리고 싶었습니다. 어리고 미숙했던 감정의 파편들이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지만, 그 감정들이야말로 내가 나를 속이지 않았다는 유일한 증거였습니다.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진심들을 마주하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남이 만든 정답이 아닌 나만의 문장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완전하지 못했던 문장들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며, 나는 비로소 자아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었습니다. 나를 만든 건 거창한 사건들이 아니었습니다. 헤어진 연인과 나누었던 사소한 농담, 이별 후 길가에 핀 꽃을 보고 느닷없이 터진 울음, 잠 안 오는 밤 일기장에 꾹꾹 눌러 쓴 의미 없는 낙서들…. 이런 '별의별 것들'이 겹쳐지고 포개어지며 나의 세계는 넓어졌고, 나 자신에게 한껏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사랑은 혼자 할 수 없어, 이별은 나 혼자 감당하지 못하겠어"라며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별을 담대히 받아들이기까지, 그 오랜 시간이 걸린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잠 못 들게 했던 그 사소한 고민들 역시 당신의 인생이라는 문장을 완성할 소중한 낱말들이라는 것을요.
당신이 지금 겪고 있는 그 서툰 방황도,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한 찌질한 마음도 모두 괜찮습니다. 그것들은 결코 당신을 무너뜨리지 못합니다. 오히려 당신을 더 거창하게 만들 준비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당신의 일기장이 비어 있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이 살아내는 오늘 하루 자체가 이미 가장 아름다운 문장이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인생을 거창하게 만들고 있는, 그 '별의별' 사소한 순간들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