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수건
사소하고 작은 것에도 소중한 추억이 깃들어 있어요요즘 복고 패션, 레트로 음악 등 과거에 유행했던 것들이 다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나 영화 ‘써니’처럼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영상물 또한 큰 인기를 얻었지요. 우리가 지나간 일들을 이런 방식으로나마 추억하려 하는 건, 아마도 지치고 힘든 현실에서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위안을 얻고자 함일 것입니다.『춤추는 수건』을 쓴 제성은 작가는 어느 날 빨래를 개다가 수건에 적힌 여러 기념일을 보며 문득 옛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그동안 바쁘게 살면서 잊고 지냈던 소중한 순간들이, 오래되어 낡고 지저분한 수건 속에 오롯이 깃들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기억이 새겨진 수건들에게서 따뜻한 위로를 받았지요. 이 뜻밖의 깨달음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 책을 썼습니다.≪춤추는 수건≫은 평생을 함께해 온 어느 노부부의 이야기입니다. ‘김옥분’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남편을 돌보며 살아갑니다. 오늘 할머니는 그동안 쌓인 수건들을 깨끗하게 삶아 빨려고 합니다. 그리고 너무 낡고 지저분한 수건 하나를 버리려고 하지요. 수건들은 저마다 자기가 버려질까 봐 바짝 긴장합니다. 이 집에 온 지 한 달밖에 안 된 ‘첫돌 수건’도, 빛바래고 얼룩진 ‘고희연 수건’도 잔뜩 겁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빨래를 널던 ‘김옥분’ 할머니가 수건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들여다보며 추억에 잠깁니다. 할머니는 과연 어떤 수건을 버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