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비타민
무관심, 어설프고 섣부른 용서 그것은 악마를 키우는 비타민!
『정의의 이름으로』에서 친일파 청산이라는 소재로 현실에 안주한 채 잠들어 있는 독자를 깨우고자 했던 양호문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악마의 비타민』. 이번 작품에서도 작가는 학교폭력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작가 특유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재조명한다. 청소년 학교 폭력을 소재로 삼은 소설은 적지 않다. 하지만 그 현실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직시하는 청소년 소설은 드물다. 작가는 무려 300여 건의 학교 폭력 자료를 직접 수집하고 정리하며 이 소설을 집필했다. 도를 넘어선 학교폭력 때문에 단란하고 행복했던 한 가정이 처참히 무너지는 과정을 실제 사건에 입각해 담아냈다.
물론 문제아로 일컬어지는 일부 청소년들의 폭력적인 행태를 부각시켜 그들을 악마적 존재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담해진 청소년 학교폭력에 대한 책임이 비단 비행 청소년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작가는 말한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한 가정과 사회까지 폭력으로 물들이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가진 악마의 비타민. 무관심, 어설프고 섣부른 용서가 키운 이 악마의 비타민은 어쩌면 무도한 악행을 보고도 분노하지 않는, 보고도 모르는 척하려는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잘못된 영양제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