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전달자
수도권 주변 전원주택 마을에 불어닥친 부동산 투기의 광풍,
아이들의 영혼이 성장한 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동네 일곱 명 아이의 작은 장난으로 시작된 불이 커다란 숲을 몽땅 불태웠다. 그들은 큰 벌을 받는 대신 책임지고 숲을 살려낼 것을 약속한다. 일곱 아이는 까맣게 불타 버린 자리에 나무를 심고, 매일같이 물을 길어 나르며 정성을 다해 숲을 가꾼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그들은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는다. 그들의 아이들 또한 어릴 적부터 숲속에서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바로 그 숲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평화롭기만 하던 마을에 부동산 투기의 광풍이 몰아닥친 것! 이미 자본의 맛에 물든 어른들은 어릴 적 자신들이 소중하게 키워온 숲을 잘 보존하여 아이들에게 물려주리라는 다짐을 까맣게 잊은 채, 어떻게 하면 숲을 팔아 더 잘살 수 있을지 혈안이 되어 있다. 이에 맞서 빈새, 교상, 주울, 항이, 이안이는 친구처럼, 부모처럼 자신들을 보듬어주며 영혼을 성장시킨 숲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런데 그들에겐 부모들의 젊은 시절인 과거와 현재를 오가도록 시간을 보내오는 누군가가 있다! 그 시간 속에서 탐욕에 젖은 어른들의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데……. 과연 아이들은 숲을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이 소설은 이상권 작가가 어린 시절 직접 겪은 작은 산불 사건에서 시작되었다. 까맣게 타버린 동산을 비질하고, 어린 나무를 심고, 여름내 물을 주며 수백 가지의 풀과 나무, 그리고 생명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그는 수십 년간 보듬고 가꿔온 이야기를 아이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익숙하지만 다소 멀게 느껴지는 ‘자연’과 ‘환경보호’, 이 두 메시지에 ‘시간 전달자’라는 신비하면서도 매혹적인 소재를 더해 좀처럼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나만의 옹달샘이 있었고, 나만의 나무도 여러 그루 있었고, 나만의 동굴도 있었다. 대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불안증과 난독증으로 학교생활이 불가능해졌을 때 문학이 찾아왔다. 『창작과 비평』에 소설 〈눈물 한번 씻고 세상을 보니〉를 발표하면서 작가가 됐고, 소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고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수록됐다. 지은 책으로 『난 멍 때릴 때가 가장 행복해』, 『숲은 그렇게 대답했다』, 『어떤 범생이가』,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서울 사는 외계인들』, 『대한 독립 만세』(공저), 『첫사랑 ing』, 『빡빡머리 앤』(공저) 등이 있다.
시간전달자
어느 미친 하루
선생님이 갖고 있었다는 요술 부채는?
진짜 시간 전달자가 있을까?
항이가 시간 전달자일지도 몰라
선생님 같은 장군의 초상화
엄마에 대한 딸의 예의
시간 전달자가 되기를 거부한 아재
무기력한 환경운동가들
아름당누 숲을 물려주겠다는 약속
우리들 모임에 나타난 총무
어른들은 비겁하다
미래를 예측한 시간 전달자
무서워서 나무를 심는 거야
찌고 친 고스톱
우리가 가장 믿었던 사람은?
시간을 뜯어먹는 불길
네가 시간 전달지이지?
『시간 전달자』 창작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