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흐르는 강
아름답고 가슴 따뜻한 모험의 시작
토멕의 잡화상은 마을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자그마한 잡화상이었는데, 별다른 장식 없이 창문 위쪽에 푸른색 페인트로 ‘잡화상’이라고만 쓰여있었다. 토멕의 잡화상에서 파는 물건 하나하나를 나열하는 건 쓸데없는 일이지 싶다. 책 한 권에 다 나열한다 해도 모자랄 테니, 그저 이 한 단어로 족하리라. 모든 것. 그랬다, 토멕네 잡화상은 모든 것을 파는 곳이었다. 이런 토멕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토멕은 인생이 지루해서 가슴이 답답해 터질 것만 같았다. 이곳을 떠나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토멕은 자주 잡화상 안쪽으로 난 작은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을 내다보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들려온 또랑또랑한 목소리에 토멕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막대사탕 있나요?” 토멕이 고개를 드니 거기에는 세상에 더는 예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소녀가 서 있었다. “네. 막대사탕 팝니다.” 토멕은 커다란 유리병에서 막대사탕 하나를 꺼내 소녀에게 내밀었다. “이 많은 서랍장에는 뭐가 들었죠?” “그러니까… 말하자면 모든 것이요. 필요한 모든 것…….” 소녀의 목소리에 갑자기 희망의 기운이 차올랐다. “그렇다면 혹시 크자르강의 물도 여기에 있나요?” 토멕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그 강이 어디에 있는지는 더더욱 알 수가 없었다. 그런 토멕의 표정을 소녀가 읽어버렸다. 어두운 그림자가 소녀의 얼굴을 스쳤고 그녀는 토멕에게 눈도 맞추지 않은 채로 덧붙였다. “죽지 않게 해주는 물이라고 하죠. 모르세요?” 토멕은 느리게 고개를 저었다. “자, 그럼 수고하세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소녀는 가게를 떠나버렸고, 뒤로 남은 토멕은 혼자 중얼거렸다. “안녕히…….” 그날 이후 토멕의 머릿속에는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내내 맴돌았다. 그렇게 토멕의 가장 위대한 모험이 시작되었다. 과연 토멕은 망각의 숲과 향수 마을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섬을 지나서 소녀를 다시 만나고 크자르강을 찾을 수 있을까?